내가 외면해 버린 것은
당신의 그토록 깊던
눈동자만은 아니었습니다.
비바람 속에 절규하는
슬픈 운율까지도 나는
눈물로 외면하고 있었으니까요.
한적한 오솔길 쏟아져 내리는 햇살아래
나의 바램이 분수처럼 솟아도
가난한 일기장을 외고 또외며
모든 기록을 버리고 떠난
하늘 가까운 뜨락에 나는
해를 등지고 또 울고 있습니다.
아직도 붉은 사연의 환희는
손가락 마디 마디에 물들어
숱한 신앙을 잉태하고 있는데...
2012. 09. 22